여러분의 건강주치의로

늘 곁에 있겠습니다.


건강칼럼

홈으로_커뮤니티_건강칼럼

제목

"지방간 진단받고도 방치"... 고위험군 10명 중 9명, 정밀검사 안 받아

image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그 후 제대로 된 추적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전대원 교수팀이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차병원, 노원을지대병원,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팀은 한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방간 진단 이후의 진료 경로를 조사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19세 이상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만성질환 약 20가지가 적힌 목록을 보여주고, 의사에게 진단받았거나 검진에서 발견된 질환을 고르게 하는 방식이었다. 이 가운데 지방간이 있다고 답한 사람만 추려 1,000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결과, 한국 성인의 23.7%가 지방간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79.9%는 일반 건강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지방간을 발견한 경우였다. 즉, 10명 중 8명은 지방간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았다가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진단 이후 추가적인 검진을 위해 병원을 다시 찾은 사람은 57.7%에 그쳤다. 나머지 42.3%는 진단 후 아무런 추가 진료나 검사를 받지 않았다. 추적 관리를 받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은 심각한 병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라는 답이 41.6%로 가장 많았다.

문제는 병원을 다시 찾은 사람들조차 간섬유화 검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이다. 간섬유화 검사는 간이 얼마나 딱딱하게 굳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지방간이 위험한 단계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핵심 검사다. 하지만 추적 관리를 받은 577명 중 이 검사를 받은 사람은 14.9%뿐이었다. 검사 비율은 동네 의원에서 진료받은 경우(10.6%)가 종합병원 등 상급 의료기관(24.4%)보다 더 낮았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간섬유화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서도 검사율이 낮았다는 것이다. 당뇨병이나 비만 등으로 위험이 높다고 분류된 사람은 전체의 61.9%였다. 이들이 병원을 다시 찾는 비율은 65.6%로 비교적 높았지만, 정작 간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2.1%에 머물렀다. 검사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조차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환자가 직접 보고한 정보에 의존한 조사라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필요한 검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짚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간섬유화 위험 분류와 그에 따른 검사가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일관되게 도달하지 못하거나, 그들이 검사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fib-4 같은 혈액검사 기반 지표는 환자가 '간섬유화 검사'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어, 실제 검사율은 조사 결과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동네 의원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비침습 검사를 진료 현장에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the masld journey in the general population: linkage-to-care and patient-reported uptake of fibrosis risk assessment: 일반 인구에서의 지방간 진료 경로: 진료 연계와 환자가 보고한 간섬유화 위험 평가의 활용)는 2026년 4월 국제 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