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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 암 진행 억제 가능성 확인"... 악화 위험 최대 50%↓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초기 암 환자의 전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마크 d. 올랜드(mark d. orland) 박사 연구팀은 1~3기 고형암 진단을 받은 환자 1만 225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대사 질환 약물을 활용해 암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보조적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글로벌 보건 연구 네트워크인 '트라이넷엑스(trinetx)' 데이터를 활용하여 암 진단 후 glp-1 치료제 투여를 시작한 환자들을 추적 관찰했다. 분석은 유방암, 전립선암,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간세포암, 신세포암, 췌장암 등 7개 주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glp-1 투여군과 기존 당뇨약인 'dpp-4 억제제' 투여군을 1대1로 짝지어 비교했으며, 환자의 체질량지수(bmi)나 기존 항암 치료 등의 변수는 최대한 동일하게 맞췄다.
분석 결과, glp-1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7개 중 6개 암종에서 4기(전이성) 질환으로 악화할 위험이 비교군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세포암 등 4개 암종에서 전이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 실제로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암이 4기까지 진행된 환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대조군은 20.1~28.4%에 달했던 반면, glp-1 투여군은 10.0~18.9%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전이 발생 위험을 상대적인 수치로 환산해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비교군 대비 전이 위험은 비소세포폐암에서 50%, 유방암 43%, 간세포암 38%, 대장암 31%가량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약물 투여로 인한 새로운 부작용이나 안전성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
더불어 종양 자체에 'glp-1 수용체(glp-1r)'가 많이 발현된 환자일수록 생존율이 향상되는 경향도 관찰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 약물이 직접적인 암 치료제가 아니며, 이번 결과가 약물의 항암 효과를 확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기존 환자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관찰 연구(후향적 분석)'인 만큼, glp-1 치료제가 실제로 암 전이를 막는 원리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올랜드 박사는 glp-1 치료제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랜드 박사는 "암 진단 후 glp-1 치료제를 시작한 대규모 환자군을 분석한 결과, 여러 고형암에서 전이성 질환으로의 진행 위험이 통계적으로 감소하는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발견이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되려면, 향후 엄격하게 통제된 '전향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과 잠재적인 항암 작용 원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can glp-1 receptor agonists mitigate cancer progression? a propensity-matched analysis across seven solid tumors: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암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가? 7개 고형암에 대한 성향 점수 매칭 분석)는 '임상종양학저널(j clin oncol)' 온라인 초록집에 선공개됐다. 올랜드 박사 연구팀은 오는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 연례 학술대회에서 해당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